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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3)-1 저는 스포츠토토 중독자입니다. 나는 군대 전역 이후 내 인생의 얼마 안 되는 일시적인 비도박 기간을 거치고 이에 따른 보상일지는 모르겠지만, 노력을 인정받아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. 입사 후 각종 연수생활을 거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는 설렘과 함께 지방으로 발령이 나게 되었는데, 이때부터가 진짜 내 인생이 나락으로 점차 가속을 밟는 시기였던 거 같다. 직장인으로서 받은 첫 월급은 가히 충격적였다. 대학시절 과외니 용돈이니 알바니 여러 가지를 모았던 금액을 훨씬 넘어 약 3백만 원이라는 월급이 세금을 제하고도 내 통장으로 입금되었으니 말이다. 이렇게 큰돈이 매월 생기게 되니, 자연스레 씀씀이도 커졌고 나름의 프라이드도 생기기 마련이었다. 지방 근무의 특성상 그 지역에서는 돈을 쓸 곳도 없었을뿐더러 평일은 기숙사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..
(2)-3 어린시절부터 보이던 중독자의 특성. (고등학교~입대전) 중학교를 졸업하고 근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는데 학기 초 잠시 판치기를 몇 번 한걸 빼놓곤 흥미를 잃어 다른 생각 안 하고 공부에만 집중했던 시기였던 거 같습니다.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좋은 학교를 가야 사회에서 어느정도 인정받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을까요? 아니면 제 스스로가 주위 사람들에게 성적으로 가장 크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? 어쨌든 저는 이 시절 동안만큼은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공부가 주가 되는 삶을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 결과 대학교 입학 전까지 나름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 당시 유행하는 입시제도인 수시입학 통해 수월하게 수도권 대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. 대학교에 입학한 저는 동네가 아닌 대한민국 여러 지방에서 모인 많은 친구를 사귀고 술을 비롯한 대..
(2)-2 어린시절부터 보이던 중독자의 특성. (중학교)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저는 집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진 동네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. 긴장감과 함께 시작된 중학교 생활은 평범한 학생들이 회상하는 것과 별반 다를 거 없이 마치 무한 경쟁 사회에 진입을 알리는 '시험'의 시작 그리고 사춘기라는 큰 변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인생에 계속 함께하게 될 몇몇의 소중한 친구들과의 인연이라는 여러 가지 기억들이 공존하는 시기였습니다. 하지만 저는 위에 언급한 학창 시절의 공통적인 과정과 덧붙여 '도박중독자' 시작을 알렸던 중학교 시절의 몇 가지 기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. '성적이라는 경쟁의 시작' 청소년기 우리 집의 형편은 굉장히 안 좋은 편이었습니다. 작은방 두 칸짜리 빌라에 4인 가족이 거주하며 생활했는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집에는 빨간 딱지가 붙어..
(2)-1 어린시절부터 보이던 중독자의 특성. (유년기) 아마 5학년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. 동시대 어린아이들이 그랬듯 동네마다 축구, 발야구, 팽이치기, 나이 먹기(전봇대를 하나씩 잡고 했던 놀이였던 거 같네요..) 등의 놀이를 매일매일 했던 거 같습니다. 그래도 이 놀이 중에서는 누군가의 소유물을 뺏고 뺏기는 놀이는 없었지요. 근데 이후 구슬치기를 알게 됩니다. 아시겠지만 동네 놀이터에서 흙바닥에 세모를 그리고 그 안에 구슬을 몇 개씩 걸고 멀리서 쇠구슬을 던져서 세모 안에 구슬들을 밖으로 나가게 하면 그 구슬들이 다 제 것이 되는 놀이였죠. 저는 이 구슬치기를 잘하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. 왜냐하면 문방구에서 20알에 200원하던 구슬을 부모님을 졸라 한두 봉지 사면 다시 다음날 동네 아이들에게 모두 잃고 오곤 했으니까요. 근데 어느 날 항상 잃기만 ..
(1)-1 시작에 앞서 저는 올해 35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절대로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산 도박중독자입니다. 기억이 남아있는 유년 시절을 회상해 보면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살아오신 도덕적인 부모님 밑에서 항상 정직하고 성실한 삶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살아왔던 거 같습니다. 그리고 유년 시절을 마치고 청소년기를 보내고 마침내 성인이 되며 도박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얻어 나 혼자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나를 아껴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준 죄인이기도 합니다. 최근 또 한 번의 큰 사고를 치고 (누군가는 실수라도 표현을 하는데 이제 양심상 실수라는 표현을 쓸 수가 없습니다) 다시 한번 가족과 많은 사람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줬지만 마지막 기회를 얻어 변화해 보고자 그리고 살아보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으로 지..